“아이가 계속 아프다고 해요. 그런데 보기엔 멀쩡하고 열도 없어요.” “진짜 아픈 건지, 아픈 척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많은 부모들이 한 번쯤은 겪는 상황입니다. 겉보기에는 평소와 다르지 않지만, 아이는 “머리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라고 반복해서 말하곤 하죠.
이럴 때 우리는 고민에 빠집니다. 진짜 아픈 걸까, 아니면 관심을 받고 싶은 걸까? 혹시, 스트레스를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몸으로 나타나는 건 아닐까?
오늘은 ‘괜찮아 보이는데 아프다’는 아이의 말에 담긴 신호를 이해하고,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은지 살펴보겠습니다.

1. 아이의 말은 항상 ‘표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옵니다
어른은 감정을 “스트레스 받아”, “긴장돼”처럼 말로 풀 수 있지만, 아이는 아직 자신의 감정과 몸의 상태를 정확히 구분해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감정의 불편함이 두통, 복통, 무기력함처럼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신체화 증상’이라고 부릅니다.
✔ 괜찮아 보여도 “아프다”고 말하는 건, 아이가 지금 어떤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2. 자주 나타나는 ‘겉은 멀쩡한데 아프다’는 상황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아이는 반복적으로 “아파요”를 말할 수 있습니다:
- 학교 가기 전마다 배가 아프다고 함
- 친구와 다툰 날, 두통이나 울렁거림 호소
- 시험이나 발표가 있는 날, 아침부터 기운이 없다고 함
- 부모와 다툰 후, 몸이 쳐지고 어디가 아프다며 혼자 있으려 함
이런 경우 실제 질병은 아닐 수 있지만, 몸이 감정을 대신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는 없습니다.
3. 이런 아이를 대할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말
아이가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부모는 다음과 같은 반응을 하기 쉽습니다:
- “너 멀쩡해 보이는데?”
- “또 그래? 안 아프잖아.”
- “아픈 척하지 마.”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내 불편함을 말해도 소용없다”는 인식을 주게 되며, 결국 더 큰 감정 억압이나 행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 감정을 설명할 언어가 부족해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4.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아프다”고 말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해 보세요.
① 우선 공감해 주세요
“그랬구나,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말해볼래?” “많이 불편했구나. 지금 어떻게 도와줄까?”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불안감이 줄어들고, 심리적 안정을 느낍니다.
② 증상을 자세히 물어보고 기록하세요
“언제부터?”, “어디가 어떻게?”, “뭘 한 뒤에 그랬어?”처럼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몸의 상태를 인식하고 설명하는 연습을 하게 해 주세요.
③ 일정한 패턴이 있다면 환경을 점검하세요
예를 들어, 월요일마다 복통을 호소한다면 학교, 친구, 교실 환경에 불편한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④ 필요시 전문 상담도 고려하세요
자주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소아정신과, 아동상담센터 등을 통해 심리적 원인이나 스트레스 요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사례: “아프다”는 말 뒤에 있던 감정
한 초등학생이 자꾸만 “머리가 아파요”라며 보건실에 찾아왔습니다. 체온은 정상이었고, 외형상 별다른 문제도 없어 보였죠.
하지만 관찰 끝에 밝혀진 건, 아이가 새로운 반에서 적응을 잘 못하고 있었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담과 교사의 관심이 이어지자 아이는 점차 두통 호소가 줄어들었고,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괜찮아 보여도 아프다”는 아이의 말은 무시해도 될 신호가 아닙니다.
아이는 말보다 몸으로, 감정보다 증상으로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말 아픈 게 아니더라도, 그 말 뒤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말의 맥락과 반복성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아이의 몸과 마음을 함께 지켜주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신체화 증상을 보이는 아이, 어떻게 도와줄까?”를 주제로 실질적인 대처법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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