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또 토했어요. 장염일까요?” 소아과 대기실에서 자주 들리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저도 둘째 아이가 어릴 때, 하루에 두세 번 토하고 밥도 못 먹었을 때 “장염인가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가 토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장염입니다.
하지만 모든 구토가 장염 때문인 건 아니며, 원인에 따라 대처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오늘은 아이의 반복적인 구토, 정말 장염 때문인지 알아보고, 부모가 어떤 기준으로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장염일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장염은 위장관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합니다. 장염일 경우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 구토 – 식사 직후 또는 공복에도 반복적으로 토함
- 설사 – 물처럼 묽은 변, 하루 3회 이상
- 복통 – 배를 움켜쥐고 울거나 짜증
- 발열 – 미열에서 고열까지 다양
- 탈수 증상 – 입술 마름, 소변량 감소, 축 처짐 등
이처럼 구토와 함께 설사, 복통, 열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장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토가 있지만 장염이 아닐 수 있는 경우
1. 소화불량 또는 과식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을 먹었을 경우, 한두 번 토하고 나면 금세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기운도 괜찮고, 열이나 설사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열에 의한 구토
고열로 인해 위장 기능이 떨어져 구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감기나 편도염, 독감 등 열성 질환 초기에 잘 나타납니다.
3. 귀 질환
의외로 중이염이나 이석증 같은 귀 관련 질환도 구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지럽다고 하거나, 귀를 자꾸 만지는 행동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4. 심리적 원인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아이들은 신체 증상으로 구토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특히 유치원, 학교 적응기 아이들에게 자주 보이며, 특이한 점은 토한 후엔 금세 멀쩡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 경험: 장염과 구분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저희 아이는 돌 무렵부터 구토가 잦았는데, 처음엔 늘 장염일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어느 날은 구토만 하고 열도, 설사도 없어서 병원에 갔더니, 단순한 위장 허약으로 인한 소화불량이라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반면, 또 다른 날은 구토와 함께 설사가 시작되며 고열이 올라 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던 적도 있었죠. 결국 중요한 건 ‘구토 외에 동반 증상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구토할 때, 부모가 체크해야 할 5가지
- 설사, 복통, 발열이 함께 있나요?
- 하루에 몇 번이나 토하나요? (2회 이상 반복 시 주의)
- 토한 내용물에 이상한 색, 냄새가 있나요? (녹색, 피 섞임 등)
- 물이나 음식 섭취 후에도 토하나요?
- 아이의 얼굴빛, 기운, 소변 양은 어떤가요?
위 항목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단순 구토가 아닐 수 있으므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구토 시 대처법: 바로 음식 금지?
아이의 구토가 시작되면 부모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첫 1~2시간은 위장을 쉬게 하는 게 우선입니다.
- 음식은 바로 주지 말고, 탈수 방지를 위해 미지근한 물을 한두 모금씩 자주 마시게 합니다.
- 구토가 멈춘 뒤, 미음이나 부드러운 음식부터 소량 시작합니다.
- 기름진 음식, 유제품, 생과일 등은 최소 1~2일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 꼭 가야 하는 구토 증상
- 하루 3회 이상 반복 구토
- 구토와 함께 고열(38.5℃ 이상), 설사가 동반될 때
- 입술이 마르고 소변을 거의 보지 않는 등 탈수 증상이 있을 때
- 녹색, 피 섞인 구토물
- 복통이 심하거나, 배를 만지면 울거나 긴장할 때
마무리하며
아이가 자주 토한다고 해서 무조건 장염은 아닙니다. 구토의 원인은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 대처법도 달라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와 동반 증상을 함께 관찰하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약 복용이나 음식 조절로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으니,
침착하게, 아이의 신호를 잘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이 장염 초기증상과 회복을 빠르게 돕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보건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이가 피곤해 보일 때, 단순 피로일까? 아니면 이상 신호일까? (0) | 2026.01.12 |
|---|---|
| 학교에서 보내는 ‘보건 안내문’ 제대로 읽는 법 (0) | 2026.01.11 |
| 기침이 오래 가는 아이, 감기만은 아니다 ! (0) | 2026.01.09 |
| 열이 나면 무조건 해열제를 써야 할까? (0) | 2026.01.09 |
| 멍 들었을 때 바로 찜질하면 안 되는 이유 (0) | 2026.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