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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실 이야기

열 없이 아픈 아이, 학교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by 초등 보건쌤 2026. 1. 14.

“우리 아이가 열은 없는데, 학교에서 자꾸 아프다고 해요.” “병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자꾸 보건실에 갈까요?”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아프다고 하는데 열이 없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쉽고, 혹은 걱정만 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열'이 없더라도 아이가 아프다고 말하면 보건실을 방문하게 하고, 경우에 따라 귀가 조치도 검토합니다.

오늘은 ‘열 없는 아픈 아이’를 학교에서는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부모는 어떤 점을 이해하고 도와야 하는지 정리해드릴게요.

열 없이 아픈 아이, 학교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1. 학교는 ‘체온’보다 ‘증상 표현’을

많은 학부모가 "열이 없으니 괜찮은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이의 주관적인 증상 표현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 열이 없어도 보건실 내 관찰 및 휴식이 이뤄집니다:

  • 두통, 복통, 어지럼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할 때
  • 안색이 창백하거나 무기력해 보일 때
  • 수업 중 집중하지 못하고 몸을 자주 만질 때

✔ 즉, 열은 없지만 몸이 불편하다는 표현을 반복한다면, 학교는 ‘관찰 필요’ 상태로 봅니다.

2. 열이 없다고 ‘건강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질병이 열로 나타나진 않습니다. 실제로 보건실에 자주 방문하는 아이들 중 상당수는 열이 전혀 없지만,

복통, 두통, 스트레스성 증상을 반복해서 호소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다음과 같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 식사 후 복통 (소화 불량, 과민성 장 증상)
  • 교실 환경(조명, 소음 등)에 민감한 두통
  • 심리적 긴장, 학교생활 스트레스
  • 숨은 감염 초기 단계 (열은 없지만 컨디션 저하)

3. 보건실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닙니다

보건실은 아이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교사가 눈빛, 표정, 자세 등 비언어적 신호로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보건교사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살펴봅니다:

  • 복통이 있다며 배를 자주 만지는지
  • 눈을 자주 감거나 머리를 감싸는 행동이 있는지
  • 기지개를 펴거나 자세를 자주 바꾸며 불편함을 표현하는지
  • 진료기록, 보건실 방문 이력 등을 종합해 패턴을 파악

4. 반복되는 ‘열 없는 아픔’, 귀가 여부는 이렇게 결정됩니다

학교는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귀가 조치를 검토합니다:

  • 3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되고 개선되지 않을 때
  • 보건실 휴식 후에도 수업 참여가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할 때
  • 반복적인 증상이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날 때
  • 기저질환이나 이전 진료 이력이 있는 경우

✔ 단순히 “열이 없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하지 않으며, 보건실에서의 관찰과 아이의 표현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5.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점

아이가 집에 와서 “학교에서 아팠어”라고 말할 때,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눠보세요:

  • “어디가 아팠어? 언제부터 그랬어?”
  • “그 전에 뭘 먹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기억나?”
  • “보건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었어?”

이렇게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증상 발생 전후 상황을 함께 정리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또한, 보건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 “열이 없는데 왜 보내셨죠?”보다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려주세요”라고 물어봐 주세요. 학교와의 신뢰 있는 소통이 아이 건강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실제 사례: 열은 없지만 매주 복통을 호소한 아이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3학년 남학생이 매주 수요일만 되면 복통을 호소하고 보건실에 와서 눕곤 했어요. 열은 전혀 없었고, 진료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됐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매주 수요일 첫 시간이 수학 시간이고 아이에게는 수학이 가장 어렵고 부담스러운 과목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후 담임교사와 부모가 함께 상담하며 학습 부담을 줄이고 수업 방식을 바꾼 결과, 복통 증상도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마무리하며

열이 없다고 해서 아픈 게 아닌 건 아닙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몸과 마음의 신호를 표현합니다.

학교에서는 ‘열’보다 ‘표현’을 보고, 부모는 ‘이야기’를 들어야 아이의 진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작은 신호라도 함께 살피고 대화한다면, 열 없이 아픈 아이도 조금 더 편안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보건실 자주 가는 아이, 걱정해야 할까요?”라는 주제로 반복되는 증상에 대한 해석을 이어가겠습니다.